책 <컨티뉴어스>에서 윤소정은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개인의 퍼스널브랜딩이 강조되는 시대에 알맞는 결심인지는 모르겠지만, 작년부터 퍼스널브랜딩, SNS로 사람들을 모으는게 썩 내키지는 않았습니다. 브랜딩 일을 하던 사람으로 사람을 모으는 방법은 잘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저에게는 적용하기가 어렵더라고요. 회사를 나오기로 결심한 이유와도 같았습니다. 저조차도 설득되지 않는 무언가를 예쁘게 포장해서 사람들을 설득시키는 일이 맘에 들지 않았습니다. 더 자괴감이 들 때는 사람들이 그렇게 포장한 것들을 믿어주고 좋아해줄 때였습니다.

아마 제 안에 조금 들어있는 것들을 지금부터 태우기 시작한다면 윤소정이 언급한 초신성처럼 짧은 순간 반짝 빛을 내고 사라져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나마도 조금씩 제 이야기를 시작할 수 있었던 건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제 안에 쌓아가고 있다고 굳게 믿기 때문이었어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으러 오라고 할 자신은 없지만, 훨씬 더 전부터 제 이야기를 들어주던 사람들, 알 수 없는 이유로 연결되어 언제부턴가 제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들에게는 어쩌면 조금은 더 솔직하게 여전히 거의 비어있는 제 안의 곳간을 조금씩 채워나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 사람들이 훨씬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마음과 그냥 아주 천천히 자라고 싶다는 마음이 늘 부딪히지만, 진짜 깊숙한 제 속마음은 결국 지금 당장 빛나기보다는 조금씩 채워나가기를 선택한 것 같아요.

베스트미 레터 5호 발송을 앞두고도 많이 망설였습니다. 이렇게 무거운 마음으로 하는게 맞나? 분명 가볍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지금은 왜 내 마음이 무겁지? 줄곧 편지를 통해 던지던 질문들처럼 저도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답을 해나가봤어요. 이 무거운 마음 속에는 결국 너무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어요. 너무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어쩌면 오만해 보이기도 했어요. 내가 이 엄청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 거기도 하니까요. 시작은 분명 최선의 내가 되는 여정, 행복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가는 여정을 함께 하고 싶다는 마음, 그뿐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뭔가 쓸모있는 것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압박을 만들어내고 있더라고요.

이번 주 내내 저에게 자꾸 던져지는 메세지는 이거였어요. 조급해 하지 말자면서 그저 마음 내려놓기를 선택했던 저에게 자꾸 또 세상이 답을 내어줍니다. 무심코 누른 영상, 지나가듯 본 SNS 콘텐츠, 그리고 윤소정의 <컨티뉴어스>까지. 특히 16년차 사업가 그녀의 일기장 같은 블로그에 쌓여온 덤덤한 고백들이 제가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나아갈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줬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이런 식으로 나눠보고 싶었어요. 극한의 효율충(?)이던 제가 좋아했던 뉴스레터를 흉내내는 것만으로는 이 편지를 시작한 의미를 스스로 찾을 수 없겠더라고요.

결국 제가 드릴 수 있는 건, 없어요. 그저 제가 찾은 세상이 저에게 던지는 메세지를 같이 나눠 볼 뿐. 마치 안네의 일기처럼, 그저 저를 위한 기록을 누군가에게 보내는 편지처럼 오늘의 생각과 마음을 담아 보냅니다. 혹시 오늘 조급함을 느꼈다면, 그래서 스스로를 조금이라도 미워하는 마음이 들었다면, 그 마음도 잘하고 싶은 내 마음이 그랬겠거니 하고 이해해주세요. 그리고 우리 같이 오늘을 살아가요.

오늘 문득 하루를 삶처럼 살아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 짧은 하루가 삶이라면 나는 이 아침을 뭔가 잔뜩 배우는 시간으로 보내야겠다, 짧은 점심시간에는 마치 20대처럼 남은 하루를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잠깐 생각해보면 좋겠다, 저녁에는 저물어가는 삶처럼 만약 오늘 하지 않으면 후회할만한 일을 하거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전화를 해야겠다, 이렇게요. 후회없는 인생처럼 보내는 하루 되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마음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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